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이 종이는 잘 접힌다.’는 문장은 사건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가 지니는 성질, 즉 ‘잘 접히는 속성’을 서술한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누가 종이를 접었다는 행위 자체를 전제하지 않으며, 종이의 성질을 일반적으로 진술한 것입니다. 따라서 주어 ‘종이’는 ‘접다’라는 동작의 실제 대상이 아니라 ‘접히는 성질’을 가진 주체로 쓰였습니다. 이러한 문장은 능동문으로 바꾸어 쓸 수 없으므로, ‘이 종이를 잘 접는다.’처럼 대응하는 능동문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종이는 잘 접힌다.’는 ‘주어가 동작이나 작용의 대상이 아닌 피동문’, 즉 ⓐ에 해당합니다.
반면 ‘봄에 새로 난 어린 나뭇가지는 잘 꺾인다.’는 문장은 누군가가 실제로 나뭇가지를 꺾는 행위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는 ‘꺾다’라는 동작의 영향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누가 꺾으면 쉽게 꺾인다.”라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내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장은 단순히 성질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의 결과를 표현하는 사건 중심 피동문입니다. 주어 ‘나뭇가지’는 ‘꺾다’라는 동작의 대상이므로, ‘주어가 동작이나 작용의 대상이 아닌 피동문’인 ⓐ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