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학생의 사고 과정은 논리적으로 정교하지만, 묵자의 주장 구조를 해석하는 단계에서 출제 기준과 어긋난 부분이 있습니다. 지문에서 묵자는 어떤 주장이 정당화되려면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삼아야 하며, 또한 사물이나 행동 양식의 이름이 그것의 실체를 명확히 가리켜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두 조건이 충족될 때 사회적 혼란이 생기지 않는다고 전제하였습니다. 즉, 두 조건은 함께 충족되어야 하는 충분조건의 관계로 제시된 것입니다.
학생은 이 논리를 바탕으로, 만약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도출했습니다. 형식 논리적으로 보면 타당한 추론이지만, 문제의 정답 기준에서는 이러한 역추론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지문은 “두 조건을 충족하면 사회적 혼란이 없다”는 점만 명시하고 있을 뿐, “하나만 충족하면 혼란이 생긴다”거나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한 주장이 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묵자는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하는 주장을 오히려 올바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인 기준으로 제시했으며, 그것이 사회적 혼란의 원인이 된다고는 보지 않았습니다. 수능 논리 판단에서는 지문에 명시되거나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내용만을 근거로 해야 하므로, 가능성 수준의 추론은 오답 처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