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좋은 지적이지만 논증 구조를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우려하신 '타당한 형식논증이 아니다'라는 점은, 사실 이 글이 애초에 의도한 것이 형식논리적 증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의 첫 문장을 보면 "칸트는 우리가 최고선 실현 의무와 인간적 한계 사이의 괴리를 인식함으로써 형이상학적으로 중대한 믿음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하였다"라고 되어 있고, [A]의 마지막도 "인간은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로 끝납니다. 즉 이 논증이 도달하는 결론은 'q가 참임이 증명된다'가 아니라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후건 긍정 형태의 연역 논증으로 재구성해서 타당성을 따지면 지문의 의도와 어긋나게 됩니다. 이 글은 처음부터 엄밀한 증명이 아니라 믿음이 형성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 것입니다.
논증의 실제 흐름을 지문 순서대로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최고선을 상상할 수 있고, 그것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 인간은 최고선 실현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선 실현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이른다.
- 한편 인간은 완벽하게 이성적이고 의무와 역량이 괴리되지 않는 전능한 존재, 즉 신을 상상할 수 있다.
- 그런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모순되지 않게, 최고선 실현에 필요한 일을 수행하리라고 판단한다.
- 이렇게 '인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과 '신이 있다면 필요한 일을 하리라'는 판단이 합쳐져서, 인간은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다음으로 순환논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향을 반대로 보신 것 같습니다. '최고선 실현이 왜 의무인가'에 대한 답은 신의 존재가 아니라 이미 1문단에 나와 있습니다. "칸트는 모든 인간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이성을 통해 선악을 판단하며 그렇게 판단된 선을 실현할 도덕적 의무를 인식하고 그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인간에게는 최고선을 실현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최고선 실현이 의무인 이유는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즉 신의 존재는 이 의무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 의무를 인간 혼자서는 다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도출되는 믿음일 뿐입니다. 정리하면 논증의 방향은 다음과 같이 한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인간이 이성적 존재이므로 최고선 실현이 의무다) + (그러나 인간 혼자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고선이 의무다'라는 역방향 진술은 지문에 없으므로, 우려하신 순환논증은 이 글의 실제 논증 구조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답변이 이해에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바탕 국어연구소입니다.
좋은 지적이지만 논증 구조를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우려하신 '타당한 형식논증이 아니다'라는 점은, 사실 이 글이 애초에 의도한 것이 형식논리적 증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의 첫 문장을 보면 "칸트는 우리가 최고선 실현 의무와 인간적 한계 사이의 괴리를 인식함으로써 형이상학적으로 중대한 믿음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하였다"라고 되어 있고, [A]의 마지막도 "인간은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로 끝납니다. 즉 이 논증이 도달하는 결론은 'q가 참임이 증명된다'가 아니라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후건 긍정 형태의 연역 논증으로 재구성해서 타당성을 따지면 지문의 의도와 어긋나게 됩니다. 이 글은 처음부터 엄밀한 증명이 아니라 믿음이 형성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 것입니다.
논증의 실제 흐름을 지문 순서대로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최고선을 상상할 수 있고, 그것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 인간은 최고선 실현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선 실현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이른다.
- 한편 인간은 완벽하게 이성적이고 의무와 역량이 괴리되지 않는 전능한 존재, 즉 신을 상상할 수 있다.
- 그런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모순되지 않게, 최고선 실현에 필요한 일을 수행하리라고 판단한다.
- 이렇게 '인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과 '신이 있다면 필요한 일을 하리라'는 판단이 합쳐져서, 인간은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다음으로 순환논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향을 반대로 보신 것 같습니다. '최고선 실현이 왜 의무인가'에 대한 답은 신의 존재가 아니라 이미 1문단에 나와 있습니다. "칸트는 모든 인간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이성을 통해 선악을 판단하며 그렇게 판단된 선을 실현할 도덕적 의무를 인식하고 그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인간에게는 최고선을 실현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최고선 실현이 의무인 이유는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즉 신의 존재는 이 의무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 의무를 인간 혼자서는 다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도출되는 믿음일 뿐입니다. 정리하면 논증의 방향은 다음과 같이 한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인간이 이성적 존재이므로 최고선 실현이 의무다) + (그러나 인간 혼자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 신의 현존에 대한 믿음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고선이 의무다'라는 역방향 진술은 지문에 없으므로, 우려하신 순환논증은 이 글의 실제 논증 구조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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